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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IO 겸임 조윤제 교수 <나노 이하 물질 관찰하는 현미경…생명과학 판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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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상아 작성일18-01-04 11:18 조회2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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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 순간적으로 얼려 구조 측정… “국내에는 1대뿐… 연구 제약 많아”

 

나노램프가 생체 안에 직접 나노 물질을 넣어 내부를 관찰하고 병을 추적하는 일종의 동영상에 해당한다면, 생체를 마치 스냅 사진을 찍듯 순간적으로 멈추게 해 촬영하는 나노 관찰 기술도 있다. 이 기술은 의학보다는 바이러스 연구와 제약 등 기초 생명과학 분야에서 더 많이 쓰인다. 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하는 바이러스나 단백질의 세부 움직임을 순간 포착하기 위해 생체를 순간적으로 얼리기 때문이다.

22일 미국의 과학잡지 ‘사이언스’는 자체 선정한 올해의 10대 과학 뉴스 중 하나로 극저온 전자현미경(cryo-EM)을 이용한 성과들을 꼽았다. 극저온 전자현미경은 특수한 물질을 이용해 바이러스나 단백질 등 작은 생체 구조물을 순간적으로 얼린 뒤, 여기에 전자 빔을 쏴 단백질의 입체 구조를 측정하는 장비다. 놀이터의 정글짐에 공을 무더기로 던지면 공이 정글짐에 맞고 마구 튕겨 나간다. 얼어붙은 단백질에 전자 뭉치를 쏘면 전자가 단백질 원자와의 상호작용 때문에 경로가 휘어 사방으로 튕겨 나간다. 극저온 전자현미경은 이 튕겨 나간 전자의 궤적을 분석해 원래의 입체 구조(정글짐의 구조)를 역으로 계산해 내는 장비다. 

극저온 전자현미경은 1980년대 초에 스위스 로잔연방공대의 자크 뒤보셰 교수 등 3명이 처음 개발했고 뒤보셰 교수 등은 올해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이미 탄생 30년이 넘은 발명품이 뒤늦게 올해의 10대 과학 뉴스로 선정된 까닭은, 최근 극적인 성능 개선을 거쳐 드디어 나노미터(nm)보다 작은 단위로 생명 현상을 관찰할 수 있는 ‘나노의 눈’이 됐기 때문이다. 2014년 처음으로 0.5nm보다 짧은 거리의 두 점을 구분할 수 있게 됐다. 2015년에는 0.2nm 거리까지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해상도가 높아졌다. 박테리아인 대장균 안에 있는 효소의 세부 구조를 원자 하나하나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이다. 

생명과학 연구의 판도가 바뀐 것은 물론이다. 지카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던 2016년 3월, 처음으로 지카 바이러스의 표면 세부 구조를 세밀하게 밝힌 것은 0.38nm 거리를 구분할 수 있는 극저온 전자현미경이었다. 당시 바이러스 표면의 아미노산이 갖는 원자 구조 까지 세세하게 밝혀져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과 대비책을 알아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올해 7월에는 극저온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뇌 안에서 치매를 일으키는 노폐물 덩어리가 쌓이는 모습을 처음으로 자세히 밝혀냈다. 10월에는 유전자의 원하는 부위를 정교하게 자를 수 있는 ‘유전자 가위’ 기술인 크리스퍼-캐스9의 단백질이 실제로 작동하는 장면을 밝혀냈다. 그동안 구조를 눈으로 확인하지 못해 풀지 못하던 생명과학의 난제들이 차례로 풀리자 스웨덴 과학아카데미는 10월 극저온 전자현미경의 노벨상 선정 소식을 전하며 “생화학이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상황은 상당히 열악하다. 기기 자체가 부족하다. 조윤제 포스텍 생명과학과 교수(한국구조생물학회 회장)는 “국내에는 극저온 전자현미경이 단 1대뿐이라 연구에 제약이 많다”며 “영국과 미국은 물론이고 중국까지도 극저온 전자현미경을 수∼수십 대씩 확보해 생명과학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2017-12-22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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