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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disciplinary Program for
systems Biosciences and Bioengineerin

연구

연구성과

I-bio 겸임 김기문 교수,

분류
연구성과
등록일
2022.12.09 14:17:56 ( 수정 : 2023.03.23 14:21:50 )
조회수
153
등록자
관리자

I-bio 겸임 김기문 교수

 

 

'과학자보다 의사 원하는 풍토 바꿔야죠'
윤성식 한국노벨과학포럼 공동대표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이 발전을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뛰어난 인재들이 과학자의 길을 가야겠죠.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과학자보다 의사가 되는 것이 훨씬 더 낫습니다.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시장의 논리로 봤을 때도 그렇습니다.”


최근 창립된 한국노벨과학포럼 공동대표를 맡은 윤성식(69) 고려대 명예교수는 8일 서울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 위해서는 시장 실패를 교정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달 출범한 한국노벨과학포럼은 한국 사회의 지식 생산 경쟁력이 낮은 사회적 이유를 찾고 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문가와 기업인·단체들의 자발적 모임으로 단기적으로는 우리나라 1호 노벨과학상 수상자 배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지표는 나쁘지 않다. 자연과학 논문 기여도는 세계 9위,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용은 세계 2위다. 그럼에도 노벨상 수상자는 단 한 명도 없다. 미국이 398명, 영국 137명, 일본이 25명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윤 대표는 그 이유를 ‘시장의 실패’에서 찾는다.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 위해서는 의사보다는 과학자, 임상보다는 연구자가 더 나와야 하지만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주변을 보면 뛰어난 인재 중 상당수가 과학자의 길을 걷다가 얼마 안 가 의대에 가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며 “의사가 되더라도 연구보다는 부와 명예를 더 얻을 수 있는 임상에 매달리는 것이 우리의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도 문제투성이라는 게 윤 대표의 분석이다. 특히 “수학능력시험이 대한민국을 망치고 있다”고 단언한다. 오죽하면 수능을 만든 전문가조차 ‘수능이 잘못됐다’고 비판할 정도라고 한다. 쉽고 사교육으로 정복할 수 있는 시험이 되면서 자유로운 사고가 힘들고 창의력이 손상된 ‘가짜 인재’들이 판을 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대 학생은 모두 우수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교수들은 어떻게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나 싶은 학생들이 꽤 있다고 한탄한다”며 “학생들이 권위주의적 사고를 갖고 위축돼 있어 과감한 생각을 못 하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과학자보다 의사 원하는 풍토 바꿔야죠'
윤성식 한국노벨과학포럼 공동대표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현택환·김빛내리·이근 서울대 석좌교수, 김기문 포항공대 교수, 뇌과학자로 유명한 신희섭 KAIST 교수 등은 이미 상당히 근접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 대표는 “몇몇 앞서가는 사람들이 있어 조금만 꽃 피우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며 “5~10년 안에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노벨상의 경우 나이 들어 수상하는 경우가 많다. 젊은 교수들이 현직에서 계속 활동을 해야만 70~80세가 됐을 때 노벨상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정년제도가 이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 대학교수 정년은 65세. 연구 성과가 한창 무르익었을 때 연구실을 나와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에는 정년이 없다고 한다. 윤 대표는 “미국 버클리대에서 노벨상을 받은 교수는 90세가 넘었는데도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하고 있다”며 “나이 때문에 은퇴를 한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국가적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노벨과학포럼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는 정책 제안을 활동 목표로 한다. 정부가 하기 힘들거나 민간이 해줄 수 있는 것들, 예를 들면 과학자에 대한 재정 지원 등과 정년 폐지, 대입제도 개선 같은 것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정책으로 제시하겠다는 것이다. 그중에는 학문 간 장벽을 없애는 것도 있다. 윤 대표는 “미국 대학에서는 물리학과에 입학해도 생물학과나 화학과·컴퓨터학과 등을 선택할 수 있고 심지어 타 학과의 교수를 지도교수로 선택할 수도 있다”며 “앞으로 학술팀을 꾸려 창의적 인재가 나올 수 있는 자유로운 환경, 입시제도, 대학 교육 발전 등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이러한 일들이 제대로 성과를 거둔다면 우리나라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배출되는 것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본다. 그는 “과학자가 되는 것이 시장 논리에 비춰 의미가 있을 때 영재들이 몰릴 것”이라며 “시장이 실패한 오늘날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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